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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은 나이에  남편의 제 2보충병 소집통보서를 받았다.  소집통보서를 전해주는 병무요원이 나를 보더니 " 저기요 아이가 둘 이면

      군 면제가 되는 데요, 둘째가 임신 8개월이어도  1인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가능해요" 라면서 서류를 준비해서 병무청에 접수하라며 자세히

      알려주고 돌아갔고.  그때 나는 둘째가 거의 만삭에 가까은 시점이었다.

      그 똑똑한 병무요원이 군 면제 방법을 알려주지 않았더라면 복무기간을 만기까지 채우고  제대 했을것이다.

       당시에 저축해 놓은 돈도 많지가 않았고 어디 마땅히 기댈데가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가장이 직장생활을 해서   다달이 생활을 해 나가야 하는데 보충역 소집으로 인하여 생활 자체가 어렵게 되었다.

       국방의 의무라고 하지만  늦게 나온 소집통보서가 야속하게만 느껴졌다

      남편은 어쩔수 없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3주간의 훈련을 위해 입소를 했고 나는 서류준비를 위해 아이를 데리고 임신7~8개월의 몸으로

      시골인 본적지와 거주지 관할 관청을 왔다갔다 동분서주 해야했다.

      준비해야 하는  서류 종류가 지금의 기억으로 수십가지가 된것 같았고  많은 날들이 소요가 되었다.

     그 서류중에는 군 지정 산부인과 에서 임신 만 8개월 이라는 의사의 확인서가 있어야 한다.

      그 때는 컴퓨터가 없던 시절이어서 확인은 오로지  

   임신부의 외형과  의사의 의지로  확인을 할 수 밖에 없다. 만 8개월이 지났어도 의사가 7개월이라면

      어쩔수 없는 그런 상황이었다.가장의 군 면제가 너무나도 절박하고 시급한 상황이었는데.

     깐깐한 여의사는 고개를 갸우뚱 갸우뚱 거리며 질문 몇가지를 했다.

      제일중요한  임신 만 8개월 확인 서류를 떼지 못하면 보충병 해제가 되지않는다. 마음속으로 무척 초조했다.

    의사는 간단한 진료를 마치고 찜찜한 표정을 지었다가 나를 쳐다보다가 생각에 잠겼다가 하는것 같았다.

    나를 보면 뚱뚱하고 작은사람이어서 남보다 더 개월수가 찬 것 같은 생각을 하는것 같았고,  어떻게 보면 만 8개월이 더 된것 같은 생각도 하는것 같았다.

    의사는 잠깐 생각에 잠기더니 쿨하게 확인서를 떼어 주었다.

   모든서류를 준비해서 병무청에 접수 해놓고 병역면제 통지서 오기만을 기다렸다 서류접수 2주정도의  시간이 지난 다음에 근무지로

    군복무 해제 통지서가 왔고  그 이틑날부터 병역면제였다.  2개월만의 쾌거였다.

  이제는 남들처럼 가장이 직장생활을 해서  뜨거운 밥 과 함께 평온하고 소박한 생활을 할수가 있게 되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거의 통과의례를 거치게 된다. 결혼을 하고, 아들과 딸 이 탄생하고, 조그만  

    집 을 장만하고 등 등 의 기쁨은 어느정도 미리 예상이 되는 기쁨이기도 하다.

   순간적인 환희와 기쁨은 지난날 을  아무리 돌이켜 생각해 보아도 병역해제가 되었을 때 였던것같다.

   그때 나의  세상은  모르포 날개처럼 온통 푸르렀고 없던 새 기운은 하늘까지 솟구치는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