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또 발동을한다
또 어디론가로 떠나고 싶고
그곳이 어디 이던지
물이 있는 곳이면 좋은거다

이왕이면 파도가 넘실거리고
바람이 부는
바다였으면 좋겠다

목적지를 정하지 않았음에도
이미 손은 가방을 열고
어제 밤에 사다놓은 비스켙과 담배
그리고 간단한 세면도구며
양말 한켤래

주섬 주섬 주워담는 물품들이
메모를 하지 않았음에도
습관처럼 주워담는다

핸드폰을 챙기고
지갑속의 여비를 확인하고
이어폰과 얼려놓은 물병을 챙겼으니
이젠
차 안에 있는 다른 물품들을 믿고 가면된다

현관 앞에서
눈만 동글거리며 바라보고 있는
우리집 막내녀석을 품에 안고

다녀올께~ 집 잘 보고있어
착하지
아저씨 얼른 갔다 올테니까
형들이랑 싸우지 말고
얌얌이도 달라고 하고

말은 못해도
아저씨의 이 마음을 알까
15년 동안
나의 품에서 자란
막내격의 유리집 강아지를 뒤로하고
정처없이 고속도로를 탔다

인터넷 음악방송을 차 앰프에 연결하고
볼륨은 어지간히 올려놓고
우퍼스피커의 웅장함을 벗 삼아
달린지 2시간 여

목적지 없이 나선 길이었지만
남쪽으로 향하는 길이
낫설지 않은곳이다

조금 더 가면
내거 평소 밤바닷가를 찾던
대천 쪽이다

가끔씩 바다가 보고싶으면 내달려 오던 그곳
왠지 가슴이 답답해서
훌쩍 집을 벗어나곤 할때마다 찻던
대천의 바다

서녘에 드리우던 노을이 좋았고
파도를 밀고와
내 발등을 적셔주곤 하던 바람과
손에 비스켙을 들고 서 있으면
갈매기들이 날아와
받아먹고 그러던

바다


그래
오늘도
더 멀리 가는 것 보단
그애들이 기다릴지도 모를
대천에서 머물자

그러다 밤 깊어지면
다시 올러와야 하고
집에서 기다리는 우리 막내녀석을 생각해서라도
더는 멀리 가는것을 말아야겠다

가자

음악이 있고
내가 꿈꾸고 동경하는
바다라는 친구가 있는 곳
파도와 바람이 반겨주는 곳

그러다
저녁노을이 질 즈음엔
석양을 바라다 보며
가슴안에 매워져 있는 고뇌들도 비워내고
그동안의 시름들에
멍들고 짖물려 버린 가슴속 눈물도 지우고
그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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