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과 백년 사이 어디쯤에
김열규의 <아흔즈음에를 읽고>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다섯 명 중 한사람은 65세 이상인 세상이 오고 있다
2017년에 우리나라는 전제 인구 중 14%가 65세 이상인 고령 사회로 진입하였다
2026년에는 그 비중이 20%가 넘는 초 고령 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보다 더 빨리
초 고고사회로 진입한 일본을 여행해 보면 지방의 중 소 도시에서는 젊은이를 만나 보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그래서 일본은 노인들이 사회 각 분야에서 기득권을 여전히 행사하는 사회가 되었다 이를 제론토크라시 라고도 한다
우리 사회도 점차 50대및60대가 소비생활의 주축이되는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도서 출판 시장에서도 이런 현상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 지난 11월2째 주 추천도서였던 이병률의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는 주로 20대 여성 독자들에 의해서 지난 6년간
40쇄 이상을 찍는 스테디셀러가 되었다 반면 김형석의 <백년을 살아보니 >는 주로 5, 60대의 폭발적 반응으로 불과 2년만에 26쇄를 찍는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 곧 은퇴를 앞두고 있는 세대들의 관심사항이 건강이나 재테크와 같은 외면적인 부분뿐 아니라 자아성취 또는 의미 있는
마무리와 같은 부분에 까지 넓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 추천 도서인 김열규의 <아흔즈음에>는 앞의 김형석의 산문집과 같이 인생 황혼기에 접어든 작가의 작품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두 작가는 모두 대학교 교수 출신이고 활발한 저술활동으로 거의 백 권 이상의 저술을 가지고 잇다는 점도 비슷하다.
물론 일반 독자들에게는 김형석이 베스트작가로 더울 유명하기는 하다
그러나 김열규도 서강대에서 국문학및 민속학을 가르치면서 학술서적 뿐만 아니라 <노년의 즐거움><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라>
<일고 쓰기 그리고 살기>등과 같은 일반 독자를 상대로 한 산문집을 여러 권 펴낸바있다 오히려 저술의 총 권수는 김열규가 130여권으로
김형석의 약 백권보다 더 앞장서고 있다
<아흔 즈음에>는 2013년 저자의 사후 유고로 발견되어 그의 가족들에 의해 출간된 책이다 다루고 있는 주제는 <백년을 살아 보니>와 거의
비슷하다 단 김열규는 그가 택한 전원생활을 좀 더 담고 있고 글쓰기에 대해서 몇 편의 글 을 남기고 있다 그는 책 에서 :나이 든 사람들
누구나의 인생살이에 유종의 미 를 꽃피우게 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쓴다" 고 술회하고 있다
이는 김형석이 그의 책 서문에서 :장년기와 노년기를 맞고 보내며 인생과 사회애 관심을 갖는 이들이 더 늦기 전에 스스로의 인생관과 가치관을 정립
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는 기대로 쓴다는 말과 거의 일치한다
두 책은 노 교수들이 쓴 인생의 아름다운 마감을 위한 조언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아흔 즈음에>는 2014년 1월에 발간된 후 현재 2쇄에 머물고 잇는 반면 <백년을 살아보니>는 2016년 8월에 발간된 후
올 10월 현재 26쇄에 이르고 있다는 점이다 거의 비슷한 배경을 가지고 있는 작가가 쓴 같은 주제의 두 책이 이처럼 독자들의 반응에서 차이를
이유는 무엇일까? 두 작가 모두 왕성한 작품 활동을 했지만,김형석이 베스트셀러 작가로 더 유명한 것이 이유일 수 있다또는 유명 서점의 전시대를
돈을 주고 사는 현재의 현재의 관행에서 보면 출판사의 홍보 활동의 차이도 있을수 있다
그런데 글쓰기를 배우고 있는 입장에서는 두 작가의 글이 독자들에게 어떤 느낌으로 읽히는가 하는 문제를 생각해 보게된다 그것은 쉽고도 편안하게
읽히는 문장력에서 올수 잇다 그러너 때로는 작가의 정신세계나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비롯되는 경우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두 작가의 글 중에서
서로 다른 인생의 관점을 알아챌 수 잇는 문단을 뽑아본다
:요즘 들어 나는 시간을 어렵게 보내고 있다 .시간을 겪어내기가 너무나 힘겹다 마냥 크나큰 짐 같아서 힘에 부친다.
지게 짐 이라면 사정없이 내 동댕이치겠지만 이것은 아예 손을 쓸수가 없다 시간을 지켜 할 일이 없다보니 시간 관리가 난감하다
그래서 시간이 말썽을 피운다.시간이 무슨 구렁이처럼 온 마음을 휘감고는 죄어든다 스물네 시간이 너무나 지루하다 못해 역겹기도 하다....
하루 스물네 시간이 이백사십시간 같다 아니 그 정도가 아니다 아예 가지도 오지도 않은 것 같다 견디다 못해 일어서서 몇 걸음 발을 발을 옮겨 보지
만 시간은 아는 척도 않는다 한결같은 시간 옴짝달짝 않는 시간의 웅덩이에 빠져 들고 만 것 같다
그 웅덩이는 너무나 깊다 깊고 또 깊어서 그 깊이를 모를 지경이다 "(아흔 즈음에)
:내 나이가 100에 가까워졌다. 아직은 건강이 유지되고 있으나 곧 어디로 가야 할 것 같다. 여기는 비어있는 집이지만 모친도, 아내도 운명한
집이다 떠나고 싶지는 않더라도 떠나야 한다면 하늘과 산,가능하다면 호수나 바다도 보이는 요양병원으로 갔으면 좋겠다
누구 곁으로 갈까 햇으나 이제는 누가 내 곁에 있어주었으면 좋을까하는 마음이다 어머니나 아내와 같은 마음을 가진 여인이 여인이 곁에 잇으면
고맙겟다 그러나 내가 떠난다고 해서 아픈마음을 갖지말고 조용히 감사히 생각할 정도로 성숙된 인간애를 갖춘 여자였으면 좋겠다
나 때문에 슬퍼할 여인이어서는 내 마음이 무거워질것 같다 미소를 머금고 보내줄 사람은 없을까,이별 까지도 감사히 생각하며 보내줄수 있는...(백
년을 살아보니)
물론 작가들의 반응이 작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다 베스트셀러도 한 순간에 잊힐수 잇고 작가가 죽은 뒤에 뒤 늦게 알려져서 꾸준히 읽히는
작품도 잇다 수필가 윤오영은 <수필문학 입문서>에서 :생각이 머리나 가슴에 쌓이고 쌓여서 더 이상 글로 표현하지 않을수 없을 때를 기다려라
" 그리고 한 문장이나 한 단어도 꼭 필요한지를 가려서쓰라"고 말하고 있다 윤오영 자신이 거의 30년간 연암 박지원이나 명청소품 을 통한
문장수련과정을 거치고 나서 쉰이 넘는 나이에 비로소 첫 작품을 발표 했다는 사실로 몸소 실천한 문장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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