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5일 어린이날이였습니다.
막 태어난 진돗개 2마리를 입양했습니다.
그리고 약 1년 뒤, 이 두마리가 뛰어놀고, 짖어도 상관이 없을만한 곳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곳이죠.
이사 후, 얘들의 어미가 안락사를 당할 위기에 처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입양을 했습니다.
졸지에 진돗개만 3마리를 키우게 되었죠.
그리고 이사간 집에 사시던 전 사람이 남기고 간 고양이까지...
그렇게 살던 중, 김정일 사망일날 밖에서 고양이 울음소릴 들었습니다.
나가보니 새끼 고양이가 가만히 앉아서 울고 있었습니다.
집사람이 다가가는 순간 도망을 치더군요.
그때...
제 몸이 움직였습니다. 저도 움직이면서 놀랐습니다.
고양이를 따라가 잡았습니다.
손을 물린 상황에서도 놓지를 못하겠더군요.
그렇게 또 다른 식구가 생겼습니다.
또 그렇게 살던 중, 어느 날 대문 앞에 하얀 리트리버가 앉아 있더군요.
이놈이 우습게도 2시간 정도에 한번씩 집 주변을 수색하듯 빙 돌고와서
다시 대문 앞에 앉더군요. 3일을 계속 그렇게 하더군요.
그래서 집안으로 데려왔습니다.
그 까다로운 우리 진도들이 마치 원래 있었던 식구처럼 맞이하더군요.
(원래 우리 진도들은 다른 개들이 들어오면 죽일 듯이 덤볐습니다.)
그렇게 또 식구가 늘었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진도 셋, 리트리버 하나, 고양이 둘, 그리고 우리 부부...
조용히, 그리고 재미나게 잘 지냈죠.
그러던 오늘, 산동네에 살고 있는 강쥐들에게 밥을 주고 오던 길에
담배나 피고 들어가야겠다 싶어 집앞에서 담배를 피고 있었는데,
저 밑에 검정색 리트리버가 한마리 올라오다 내려가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들어왔습니다.
저녁에 담배나 피려고 2층 데크에 나갔는데...
아! 그 검정 리트리버가 우리집 밖에 있었습니다.
어라.. 하면서 담배를 피고 들어와서 집사람에게 얘기해줬죠.
밖에 리트리버 한마리가 와있다고요...
집사람이 나가서 '이리와' 하니 바로 오더랍니다.
'앉아' 하니 앉더랍니다.
그래서 붙잡아 놓고 저를 부르더군요.
나가서 보니 아주 훌륭한 놈이였습니다.
털의 윤기며, 명령어를 알아듣고 행동하는거며....
생기기도 잘 생기고...
주인이 잠깐 방심한 사이에 잃어버리신 것 같아 일단 들여놓았습니다.
희안하죠...?
이 집으로 울 진도들과 이사오고 나서부터 식구가 하나 하나 늘어나네요.
한번은 새도 들어온 적이 있습니다.
무슨 새인지는 모르겠고, 안타깝게도 죽어서 나갔습니다.
들어올 때부터 상태가 안 좋았거든요.
어떻게든 살려볼려고 했는데 결국 죽었습니다.
해 잘 드는 곳에 묻어줬으니 좋은 곳으로 갔을 겁니다.
오늘 날 밝으면 동물병원에 데려가서 검사할 예정입니다.
등록칩이 있는지, 심장사상충은 없는지....
등록칩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얼굴이나 체격 생김새도 아주 훌륭하고,
털도 윤기가 자르르~ 흐르고,
힘도 좋고,
특히 몽둥이 비슷한 물건(빗자루, 삽 등)을 들어도 도망을 가지 않습니다.
주인이 예뻐했다는 증거죠...
잃어버리셨다면 굉장히 애타게 찾고 계실텐데...
요즘 반려견 등록제로 많은 반려견이 버려진다고 하더군요.
이런 케이스는 아니였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혹시나 주인이 안 나타나시면 키우실 의향이 계신 분은 쪽지 부탁드립니다.
얘, 정말 잘 생긴 검정색 순종 리트리버입니다.
딱 보시면 압니다. 얼굴에 '나, 리트리버'라고 써 있습니다.
기본 훈련은 어느 정도 되어 있는 것 같구요...
앉아, 기다려, 손, 엎드려... 정도는 하더군요.
다른건 아직 안해봐서 모르겠네요.
요즘 버려지는 반려견들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여기 저기 연락을 해봐도 버려지는 수가 너무 많아서 어떻게 할 수가 없다고 하네요.
이 동네에만 산동네 애들 수가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안타깝습니다.
제 능력으로는 지금 데리고 있는 애들까지이고....
유기견센터로 데리고 가봐야 좀 있다가 안락사 당할테고...
답답해서 이곳에 글 올려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