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다가오면 주부들은 가족들을 위해서 월동준비를 하게된다
김장을 하고 따뜻한 의류를 사들이기도 한다
오래전 그해 우연히 뜨개방에 들렸는데 어마어마하게 많은 분량의 예쁜털실이
책꽃이의 책처럼 빈틈없이 꽉 채워져 있었다
그 곳에서 사람들은 빙 둘러앉아 하하호호 하며 즐겁게 뜨개를 하고있어 분위기가 따뜻해 보엿다
나는 그 분위기에 빨려들었다 나도 곧 무언가를 만들어야 할것 같았다
그 곳의 털실로 완성한 원피스, 점퍼형스웨터,반코트, 티셔츠,조끼등의 핸드메이드 작품을 감상하면서
멋진 무늬의 작품들이 너무 아름다워 감탄을 금치 못했다 마치 독득한 디자인의 가우디 건축물처럼 현란하고
웅장한 예술작품처럼 느껴졌고 나도 저런 아름다운 작품을 짤수 있겠지!하고 희망에 부풀었다
그 이튿날부터 일찍 서둘러 뜨개 방으로 향했다
벌써 여러 사람이 와서 자리를 잡고 손뜨개를 열심히 하고 있었다 나는 선생님과 상의를 했다
어떤 멋진 작품을 뜰 것인가! 목도리를 추천 받앗지만 나는 스웨터를 원했다 예쁜색의 고급실과
웅장한 무늬를 선택해서 선생님은 실을 한 가닥으로 하라고 했다 고집이 있는 내가 두 겹으로 하겠다고 했더니
선생님은 나의 신체 조건에 맞게 게이지를 내 주엇는데 게이지는 건축할때 설게하는 과정과 같다 그렇게 시작한
첫 작품 진 밤색 스웨터는 건축물이 올라가듯 쭉쭉 잘 떠 올라가서 너무 재미있고 신기하기도 했지만 때로는
무늬 때문에 복잡한 게산을 하려면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작업을 해야 해서 너무 어려운 것을 시작했나 생각 하기도 하고
코 수 계산을 잘못해 몇 주 작업이 헛 공사가 되어 다 풀어 버리고 다시 시작한 때도 있었다
그래도 뒤쪽 등판과 양 앞면 양팔 등을 어려운 과정을 천신만고 끝에 작품을 완성해 놓고 보면 마치 세상에 둘도 없는
나만이 소장한 미술품쯤으로 착각을 하게 된다
그리곤 얼마나 얘쁠까 무척 기대를 하고 기분 좋게 착용해보니기대와는 영 다르게 뚱뚱해 보이고 무겁고 어울리지가
않았다 남들이 다 멋있고 잘 떴다라고 칭찬을 했지만 나에게 어울리지가 않아 다음엔 더 예쁘게 완성하겠다고 다짐도 했다
선생님 말씀을 듣지 않고 내 욕심만으로 첫 작품으로 스웨터를 고집한 것도 후회가 되기도 했다
첫 작품은 입지 못하고 잘 모셔놓고 다음엔 가족들의 옷을 여러 점 동시에 시작했다
이것뜨다 실증나면 저것도 뜨고 신바람에 좋아할 가족들의 얼굴을 떠 올리먼서 피곤한줄도 몰랐다
열심히 작업을 하다가 퇴근 시간이 되면 집으로 가져와 새벽 세시까지 뜨개질을 하기도 했다
그리곤 그 이튿날 또 ㄸ뜨개 방으로 출근해 때가되면 점심 시켜먹고 좀 있다 출출하면 간식까지 시켜먹고
열심히 작업한다
취미가 같은 사람들끼리 화기애애하게 서로 도와가며 대화하고 웃고 하다 보면 시간이 후다닥 가버려
짧은 하루 해가 안타까울 뿐이엇다 하루 종일 작업을 해도 시간에 비례해서 작업량은 얼마 되지가 않아
하루 종일 이 분량밖에 못했나 하고 생각할 때가 많앗다
옆사람은 얼마나 진행햇나 슬금슬금 쳐다보며 경쟁아닌 경쟁도 하고 다른 옆 사람이 멋진 무늬의 세련된
작품을 하면 괜히 샘이 나기도했다 그렇게 작품을 완성하면 세상에 없는 단 한 점의 작품 같아서 성취감과
굉장한 만족감에 젖어 들곤 하는데 어깨 결리고 허리 아프고 눈도 피곤하지만 그런건 문제가 되지가 않았다
뜨개질을 안 하는 사람이 이상해 보일정도로 푹빠져 뜨개에 취미가 있는 친구도 같이 그곳으로 출근해 예쁜 작품을
여러점을 완성햇다 그 친구는 성격도 차분하고 솜씨가 좋아 제대로 완성해서 야시시하게 잘도 입고 다녀
여러 사람의 부러움을 사곤 했는데 나는 실증나면 달라고 했지만 날씬한 친구 옷을 입을 수도 없다
나는 조금 덜렁대는 성격이어서 차분하게 하는 일을 하지 못하지만 뜨개는 예외였다 공들인 니트의류를 완성해서
가족들에게 선물햇는데 남편만 몆번입고 아무도 안 입어서 멋있다고 잘 어울린다고 해도 소용이 없었고 아무도 입지
않은 옷만 장롱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나중엔 처치곤란이 되었지만 너무 힘들게 엄청난 노력을 들인 작품이라서
쉽게 누구 주지도 못햇다 뜨개 작품은 탁월한 솜씨와 감각도 있어야 되고 센스도 있어야 멋진 작품이 탄생된다
솜씨가 없어서일까,작품이 제대로 완성된 게 없어서 팔도 짝짝이고 앞뒷면이 맞지 않은 게 많았다
다시 도전해서 살랑살랑 하늘하늘 멋진 드레스 한점 완성해서 예쁘게 착용해 보고 싶다
유승연 작
한국수필 6월호에서 발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