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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더위

선풍기가 탈탈 거리며 돌아가고 있습니다.
에어컨은 0이 하나는 더 붙게될 고지서가 무서워 낮에는 켜지 않습니다.
모니터 화면엔 워드만이 덩그러니 올려져 있습니다만 무더운 날씨 덕분인지 일에 대한 의욕이 없습니다.
그저 마음은 콩밭에만 가 있을 뿐.
오늘 점심은 냉면을 먹을까? 아니면 콩국수를 먹을까? 아니면 이열치열 짬뽕을 먹을까?
그러다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 봅니다.
태풍은 조용히 지나갔지만, 구름도 함께 가져가 햇볕이 자신의 존재감을 거침없이 발산하고 있습니다.
아.
저 햇볕을 바라보니 더위가 훅 다가와 내 몸을 감싸 안습니다.
뜨뜻한 공기에 숨이 막혀오며 식욕도 사라집니다.
아아 안 되겠습니다.
이 더위를 식혀줄 것이 내게 필요합니다.
전화기를 들었습니다.
아!
이런!
전화기가 꺼져 있습니다.
충전을 깜빡했더니 배터리가 나가버렸나봅니다.
어떡해 할까요?
이 더위를 식혀줄 냉면이, 콩국수가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재빨리 충전기를 찾아봅니다.
책상 위 어지러이 놓인 비타민통을 비롯하여 이어폰, 헤드폰 등을 찾아 헤맨 끝에 충전기를 찾았습니다.
다행입니다.
나의 냉면이, 콩국수가 지켜졌습니다.
그 후 마음이 안정되었습니다. 그리곤 워드 창을 한쪽으로 치운 후 인터넷 창을 엽니다. 그리곤 포털 사이트의 기사란을 뒤집니다.
이제 곧 점심시간이니 이정도 휴식은 괜찮겠지요?
이렇게 스스로를 합리화 하며 오늘은 또 어떤 일들이 세상에 벌어졌을까 찾습니다.
아, 이런.
홍명보 감독이 사퇴의사를 표했군요.
엔트으리 등으로 인해 많은 논란이 되었던 홍명보호.
결국 전설의 선수에서 으리 감독으로 침몰하고 말았습니다.
안타깝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리곤 댓글을 찾아보았습니다.
역시나 난장판입니다.
그 다음엔 정치란으로 들어가봅니다.
청문회를 비롯하여 각종 이슈들이 범람하고 있습니다.
슬렁슬렁 눈에 띄는 기사들을 몇개 읽었을 무렵, 폰에 전원을 켭니다.
곧 20% 정도 충전된 걸 표시하는 화면이 떴습니다.
잠시 기다린 후, 나는 전화번호부에 들어가 단골 국수집에 전화를 걸어 냉면을 시킵니다.
사리를 추가하는 것도 잊지 않습니다.
그 후 냉면이 도착할 때 까지 기사를 훑으며, 쇼핑몰 등에 들어가 뭔가 끌리는 것이 있는지 살핍니다.

이것이 오늘 제가 한 일이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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