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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조성과 음모론 사이

   어두운 공간에 하얀 운모가 감도는 수조가있다

   가까이가니 별안간 작은 분수 수십개가 수면우로 솟아오르는데

   다 같이 보니 어렴풋이 어렴풋이 사람 얼굴이다! 이건 지금 용산 아모레

   퍼시픽미술관 개관전에 나온 유명 아티스트 라파엘로자로헤미의 신작이다

   이 신비한 마술같은 작품의 비밀은 관람객의 얼굴을 인식하고 분수를 제어해

   그 얼굴을 재현하는 컴퓨터 시스템이다

   작가는 이 작품의 제목 :파레이 돌리움" 이 심리현상 :파레이돌리아" 에서 따온 것이라 했다

   :구운 토스트 그림에 그리스도 얼굴이 나타나는 기적이 일어났다:화성 고원에 인간 얼굴이 새겨져 있다

    (지형의 명암이 그렇게 보인 것으로 딴 앵글의 사진으로 보면 아니다)" 하는 식으로 무작위 적이고 불특정한

   이미지에서 의미 있는 형상을 읽으려는 심리 현상이 파레이돌리아 이다 그걸 역 이용해 재미잇는 작품을

   만든 것이다

   파레이돌리아를 역이용한 고전적인 예로는 16세기 화가 아르침볼드의 그림이 있다

   부분적으로 뜯어보면 싱싱한 과일채소들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사람의 옆 모습이다 우리가 이 과일채소 조합을

   쉽게 인간의 얼굴로 인식하는 건 화가의 절묘한 솜씨 덕분도 있지만 파레이돌리아 때문이기도 하다

   20세기 초현실주의 미술가 살바도르 달리도 파레이돌리아를 역이용해 이중삼중 으로 보이는 그림을 그려냈다 그는 

   이것을 :편집광적 비판방법" 이라고 했는데 망상에 빠진 편집증 환자가 일상의 이미지를 일반인들이 보는것과 전혀

   다른 이미지로 일어나는 데서 착안한 것이다 물체를 물리적으로 변형시키지 않으면서 단지 다르게 봄으로써 또 하나의

   물체를 만들어내는 셈이니 얼마나 창조적이냐고 달리는 말했다

  이처럼 파레이돌리아는 창조성의 원천인 동시에 정신이상적 망상과도 연결되기에 신경심리학자 페터 브뤼거는 :동전의 양면"

  이라 했다 인류가 얼핏 무관해 보이는 이미지들과 현상들의 연결 고리를 찾아 나간 덕에 학문과 예술이 창조적으로

  발달해왔다 하지만 또한 자신이 보고싶은것 믿고 싶은 것을 무작위적인  이미지와 현상에 투영하면서 가짜 :기적의 이미지"나

   억지 인과관계의 음모론을 낳게 되는 것이다

  그 양면성을 염두에 둘 때야 파레이둘리아가 진정한 창조성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문소영의 컬쳐스토리 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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