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시 ~


    나는 초긴장이 되었다

   추석 명절이 지나가도록 아버지는 밥은 거르고 술로 식사를 대신햇다

   흰죽을 권해 보앗지만 아버지는 소주를 장복하신 바람에 몸은 이미 쇠약해 진

  상태였다 어느 때는 피를 토해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때로는 환영과 대화를 하기도

  했다 사춘기의 나는 아버지의 그런 모습을 보고 많이 놀라곤 했다

  아버지는 젊은 시절에는 직장생활을 하기도 했고  가족과 서울로 상경해서 사업을 하기도

  했었으나 사업이 여의치 않았다 귀향해 농사를 시작했지만 농사일은 어머니가 억척스럽게 했다

  아버지는 농사일보다 동리이장일을 보면서 새벽이면 큰댁에 들려 할머니께 문안인사 드리고 동네 한바퀴

  돌아본 다음 붓글씨를 쓰곤했다

  아마도 뜻대로 되지 않았던 서업과 삶의 고통을 붓글씨로 달랬던 것 같다 아버지는 차림새도 단정하고

  성격이어서 가끔 서울에 외출할 때는 집에서 다림질한 와이셔츠는 마음에 들지않아 읍내에서 내가 다려와야햇다

  입맛또한 우리집에서 제일 까다로워 아버지의 반찬은 젓갈이나 생선이라도 있어야 햇다

  그러던 중 어머니는 병으로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어느 순간부터 술로 세월을 보내게 되어 건강이 점점나빠졌다

  술에 많이 취하면 아버지는 더 조용하신 분이다 단 한번도 술에 취해 추태를 부린적이 없다

  소주를 식사대용으로 하는 아버지를 볼때마다 나는 극도로 불안해졌다

  어느날 나는 아버지께 밭에 가서 홍시를 따다 드리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홍시라면 좋아하시던 아버지가 그날따라 :할이아기가 잇으니 어디 가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도 나는 아버지가 부르는 소리를 뒤로 하고  5리 정도의 우리 밭에 잇는 감나무로 향했다

  거기까지 거의 한 시간이 걸린다,그전에에도 식사를 거르면 달달하고 부드러운 그래서 목넘김이 좋은 홍시로

  입맛을 찾아 위기를 넘긴 때가 있었기에 이번에도 이번에도 익은 홍시로 입맛을 되찮게 되지 않을까 마음이

  급햇던 것이다 아버지가 못가게 부르는 소리를 못들은 척 하고 감나무가 있는 밭으로 급하게 뛰다시피 발걸음을 옮겨

  빨갛게 잘 익은 홍시 감을 몆 개 따가지고 집으로 와보니  친적과 동네 어른들이 몆분 와 잇엇고 아버지는 이미 혼수상태엿다

   불과 두 시간 정도의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홍시는 드시지도 못하고 돌아가셨다 나는 나의 숨도 멎는줄 알았다

  그 후로 홍시는 언제나 쓰디쓴 맛으로 다가오곤 햇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30대 후반의 나이가 되었을 때 갑자기 아버지 돌아가시던 순간을 떠 올리게 되엇다

   아버지는 시시각각 죽음이 밀려와 이 세상 떠나시기 전에 딸에게 당부의 말씀을 하려고 했겠지만 딸은 없고

  꼭 해야할 말을 하지 못해 그 답답함이 어떠했을까!

  나는 그 생각을 하면 둔탁한 그 무엇이 내 가슴을 후려친 것처럼 가슴이 아파왔다

  아버지 말씀을 꼭 들었어야  했는데 하는 회한이 밀려와 가슴을 치고 자책하며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울고

  밥을 먹다가도 울었다 몆 개월을 그렇게 보냈다 아버지는 하려고 햇던 말씀은 뭐엿을까, 가장 눈에 밟혓을

  막내와 그 위 동생을 부탁을 했을까, 아니면 형제끼리 흩어지지 말고 살라고 햇을지...어쩌면 어린 자식들

  보살피지 못하고 가시는 심정을 이야기 했을지...

   어떤 말씀을 하려고 했는지 아무리 생각을 해 봐도 알 수가 없고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로 내 가슴에 남아잇다

   그때 아버지의 말씀을 듣지 않아 유언을 듣지 못한 나는 해마다 홍시만 보면 가슴이 저려오고 " 아버지 말씀을

   왜 안 안 들엇을까"하는 후회하는 마음만 가슴에 차 오른다



  


  유승연 작


 한국수필 6월호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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