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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려 나온 서른여덟 살의 젊은 사형수가 기둥에 묶였다.

"사형 집행 5분전."

사형 집행관은 우렁찬 목소리로 사형수에게 5분의 시간을 주었다.

그가 이 세상을 살 수 있는 시간은 단 5분.

그는 그 귀중한 5분의 시간을 쪼개어 쓰기로 했다.

가족과 친구들에게 작별 인사하는 데 2분.

그 동안의 삶을 정리하는 데 2분.

그리고 남은 1분은 묻혀 살아온 자연을 돌아보는 데 쓰기로 했다.

가족과 친구들 얼굴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아끼지 못한 서른여덟 해의 순간순간들을 후회했다.

바람 한 줄기가 나무를 흔들고 갔다.

햇빛을 담고 있는 수많은 이파리들이 잘 자라고

그에게 손을 흔들어 주는 것 같았다.

"찰카닥." 총에 탄환을 장전하는 소리가 들렸다.

순간, 그에게는 말할 수 없는 죽음의 공포가 밀려왔다.

그때, 형장이 술렁거렸다.

말을 탄 한 병사가 흰 깃발을 흔들며 달려오고 있었다.

그 병사는 사형 집행을 중지하라는 황제의 특사령을 가져온 전령이었다.

젊은 사형수는 가슴속으로 커다란 빗줄기가 쏟아져 들어오는 것 같은 기쁨을 맛보았다.

풀려난 사형수는 유배지에서 깊은 명상을 하며 자신을 정리하고 마음을 닦았다.

사형장에서 했던 5분 동안의 명상은 그의 몸과 마음을 거듭나게 했던 것이다.

젊은 사형수, 바로 그가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죄와 벌' 등

희대의 대작을 남긴 도스토예프스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