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 해상대전을 개발한 호서대학교 게임공학부 김경식 교수(왼쪽)와 아산시 홍보팀 이정준 미디어 담당. 아산시와 호서대학교가 2009년에 공동 개발한 온라인 게임 ‘충무공 해상대전’이 갈수록 인기를 더해 가고 있다. 특히 지난달 27~29일까지 열린 아산 이순신 축제 속에 펼쳐진 ‘충무공 해상대전 e-sports 대회’에는 7만여 명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축제프로그램 중 가장 많은 수치다.
충무공 해상대전은 임진왜란 최대의 격전지인 명량해전과 한산도해전 등 모든 그래픽을 3D로 구현해 현실감 넘치는 전투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실제 임진왜란 때 사용됐던 거북선, 조운선, 판옥선 등의 조선함선과 세키부네 등의 일본함선이 소재로 등장하고 1대1 혹은 2대2로 배틀넷에 접속해 다른 유저와 대전을 치를 수 있다.
지난달 28일 열린 제 2회 e-sports 대회. 스타크래프트 방식으로 배틀넷서 대결“아산시 최고 행사인 ‘이순신 축제’를 즐기는 시민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주고 싶었어요. 또 청소년들에게도 이순신 장군의 업적을 재미있게 소개하고 싶었죠. 게임이 만들어지고 그 게임을 주제로 e-sports 대회까지 열려 만족스럽습니다.”
충무공 해상대전이 탄생하기까지는 아산시 홍보팀 소속 이정준 미디어 담당의 역할이 컸다. 평소 게임 개발에 관심이 많았던 이 담당은 이순신을 소재로 한 순수 국내 게임이 없는 게 늘 아쉬웠다. 국내 온라인 시장 규모는 4조원대. 매년 20%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며 해외수출까지 활발해 지고 있지만 재미만을 추구할 뿐 지역적 특색과 역사를 가진 게임은 없었다. 그러던 2008년 11월 이 담당은 시에서 매년 이순신 탄생일인 4월28일을 전후해 열리는 이순신 축제에 새롭게 선보이는 코너 ‘e-sports대회’를 기획하게 됐다. 이 담당은 ‘기존에 나와있는 게임으로 대회를 열 것이 아니라 이순신을 소재로 한 새로운 게임을 개발해 접목시켜보자’라는 포부를 갖고 시 예산 8000만원을 지원받아 본격적인 게임을 만들기 시작했다.
“사실 게임을 개발하기에는 예산이 턱없이 부족했죠. 기업에 게임을 의뢰하면 못해도 5억 이상이니까요. 그래서 인근 대학 중 게임을 관련 학과를 찾았죠. 마침 호서대학교에 게임공학과가 있었고 김경식 교수님과 대학원생들의 도움으로 게임을 개발할 수 있었어요.”
이 담당을 비롯한 김 교수와 호서대 학생들은 ‘쉽고 재미있게 만들자’‘역사에 대한 교육이 가미돼야 한다’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들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게임 스타크래프트를 표본으로 삼았다. 또한 당시의 해전 지형을 본떠 지도로 만들었고 조선과 일본의 함선 건물들을 모델링 해 게임 소재로 사용했다. 아산에서 나오는 특산품 아산 쌀과 온천, 탕정 포도 등은 소소한 재미를 위해 아이템으로 사용하게 됐다. 이렇듯 거듭된 노력 속에 5개월만인 이듬해 4월 게임서버가 정식으로 오픈 됐다. 테스트 서버를 접했던 유저들에게도 호응을 얻었다.
김 교수는 “당시 아이들과 밤새 게임을 만들었는데 피곤함도 몰랐다”며 “게임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소개되고 점점 유저까지 늘고 있어 개발자로써 너무 뿌듯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매년 이순신 축제 기간 중 열리는 충무공 해상대전(e-sports대회)은 관광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만족도 순위에서 2년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관심을 끌고 있다.
충무공 해상대전에 등장하는 거북선 캐릭터. 대회 우승자, 게임 개발 직후부터 즐겨“조선 함선이 일본 쪽 진영으로 다가가고 있습니다. 거북선과 세키부네의 싸움이 흥미진진 합니다. 아 부서졌습니다. 아산 쌀을 먹고 기력을 회복해야 할 텐데요.”
지난달 28일 온양온천역 광장에서는 인기 개그맨 유상무가 진행하는 e-sports대회가 열렸다. 마치 프로게이머의 스타리그를 보는 듯한 광경이 펼쳐졌다. 진행자의 함성 속에 우승을 차지한 참가자는 최유상(25)씨였다. 최씨는 조선팀을 선택해 같이 참가한 회사 동료 민산(25)씨를 꺾었다. 비록 지긴 했지만 화려한 컨트롤을 자랑하던 민씨도 관객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최씨는 게임이 개발된 직후인 2009년부터 이 게임에 빠져 들었다. 평소 게임을 즐겨 하던 최씨는 순천향대학교 재학시절 우연히 우연히 홍보문구를 보고 게임을 접하게 됐다.
“그냥 게임이 쉽고 친근했어요. 다른 게임 같은 경우는 그냥 하는 것에 만족했었는데 충무공 해상대전은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 궁금하더라고요. 대학생들과 지자체에서 개발한 게임치고는 너무 잘 만들었다 생각이 들었죠.”
최씨는 이 게임을 접한 뒤 개발된 과정에 호기심을 갖고 게임산업 분야로 취업까지 준비했다. 그리고 올해 초부터는 유명 게임회사에 입사해 업무에 충실히 임하고 있다.
“충무공 해상대전은 저에게 새로운 꿈을 제시한 게임이에요. 앞으로 역사적 특색이 있는 온라인 게임 연구에 몰두하고 싶어요.” 요즘도 하루에 한 시간씩은 충무공 해상대전에 시간을 투자하는 최씨. 하지만 자신은 게임만 하는 것이 목적은 아니라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글=조영민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 아산시
◆충무공 해상대전=충무공 해상대전은 역사에 대한 교육을 목적으로 한다. e-sports대회 직후 관심이 높아져 접속자 수가 일 평균 100여 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www.game.asan.go.kr로 접속한 뒤 게임을 시작하면 로비에서 나라를 선택(조선, 일본)할 수 있다. 함선을 이용해 적진을 함락시키는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미국의 블리자드사에서 개발한 스타크래프트와 비슷한 방식이다. 조선군은 일본군의 침략을 막고 퇴각하는 일본군을 전멸시켜 조선을 지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일본군은 조선을 침략하고 조선군을 섬멸하는 것이 목표다. 
